【참조판례】
대법원 1981. 3. 10. 선고 80도3321 판결(공1981, 13853)
대법원 1985. 5. 14. 선고 84도2118 판결(공1985, 866)
대법원 2000. 7. 28. 선고 2000도2466 판결
【참조조문】
① 刑法 第19條 【獨立行爲의 競合】
同時 또는 異時의 獨立行爲가 競合한 경우에 그 結果發生의 原因된 行爲가 判明되지 아니한 때에는 各 行爲를 未遂犯으로 處罰한다.
② 刑法 第263條 【同時犯】
獨立行爲가 競合하여 傷害의 結果를 發生하게 한 경우에 있어서 原因된 行爲가 判明되지 아니한 때에는 共同正犯의 例에 의한다.
Ⅰ. 판례의 입장
判例는 동시 또는 이시의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를 발생케 한 경우뿐만 아니라 傷害致死 또는 暴行致死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도 그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않는다면 형법 제263조 소정의 同時犯에 대한 特例가 適用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
Ⅱ. 문제의 제기
同時犯이란 2인 이상이 의사의 연락없이 독립적으로 동시에 죄를 범한 경우를 말하며, 형법 제19조는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 그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않은 때에는 각 행위를 未遂犯으로 處罰하고 있다. 刑法은 또한 제19조의 중대한 예외규정으로서 제263조에서 傷害罪에 관한 同時犯의 特例를 인정하고 있다. 즉 2인 이상이 同一人에 대하여 暴行을 가하여 傷害의 結果가 발생한 경우에 누구의 행위에 의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였는가를 立證하는 것이 곤란하기 때문에 입증의 곤란을 구제하기 위한 政策的 例外規定을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1) 이것은 刑法의 個人責任의 原則에 대한 중대한 예외규정으로서 그 적용에 있어서 신중하고도 엄격해야 할 것이나 판례는 法文의 明示的인 文句인 同時犯을 넘어서 異時의 獨立 行爲2)까지, 그리고 傷害의 결과를 넘어서 傷害致死의 결과뿐만 아니라 暴行致死3)의 결과로까지 그 加罰性을 擴大하고 있다. 이는 罪刑法定主義의 類推解釋禁止의 原則에 반할 뿐만 아니라 憲法上의 요청인 無罪推定의 原則과도 상치될 수 있는 것이다.
Ⅲ. 刑法 第263條의 制限的 適用의 必要性
1. 責任刑法의 例外
共同正犯의 경우에는 공동정범 가운데 누구의 行爲에 의하여 傷害의 結果가 發生하였는가를 不問하고 全員이 그 結果에 대하여 責任을 지게 된다. 그러나 同時犯은 각자가 單獨正犯에 불과하므로 個人責任의 原理에 따라 각자는 자기의 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결과에 대하여만 책임을 지게 된다. 형법 제19조의 獨立行爲의 競合은 바로 이를 의미한다고 하겠다.4) 이것은 즉 行爲와 結果 사이에 因果關係가 立證되지 않으면 행위자는 그 결과에 대한 未遂責任 만 질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형법 제263조5)는 傷害行爲의 경우에는 結果에 대한 旣遂責任을 인정하여 개인책임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예외를 두고 있다. 형법 제263조의 부당성은 진범이 아닌 자에게 나타나게 된다. 상해의 고의로 폭행을 하였으나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때에는 진범이 밝혀졌더라면 상해미수로 처벌되어야 한다. 그러나 본조는 진범이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즉 상해결과의 원인행위가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진범이나 진범이 아닌 자 모두를 傷害罪의 共同正犯으로 處罰한다. 따라서 진범은 정당한 형벌을 받게 되지만 진범이 아닌 자에게는 자기 책임 이상의 重한 刑罰을 받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6)
2. 無罪推定의 原則
무죄추정의 원칙은 憲法에 명시된 證據法原則이다. 따라서 이것은 처분불가능한 원칙으로 보아야 한다.7) 범죄사실의 입증곤란이나, 혹은 고도의 蓋然性이 있는, 法官에게 合理的인 의심없는 사실로서 有罪의 심증을 굳히게 할 만한 사실이 아니라면 당연히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라는 원칙에 따라 무죄판결을 선고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行爲와 結果사이에 因果關係가 立證되지 못했을 때에는 당연히 被告人은 未遂로 처벌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檢事의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곤란의 부담을 덜어주고 피고인에게 입증의 부담을 전환시키는 형법 제263조는 헌법 제27조 제4항의 無罪推定의 原則에 반하는 것이라 보아야 한다. 또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더라도 旣遂犯으로 처벌하는 것은 刑事訴訟法의 指導理念인 實體眞實主義와도 반하며 自由心證主義에도 상치되는 규정이다.
3. 類推解釋禁止의 原則
형법 제263조는 '獨立行爲가 競合하여 傷害의 結果를 發生케 한 경우에 있어서 原因된 行爲가 判明되지 아니한 때에는 共同正犯의 例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판례는 상해의 결과라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해의 결과를 넘어선 상해치사의 결과 뿐만 아니라 폭행치사의 결과까지 유추해석하여 적용하고 있다. 이는 본조가 형법 제19조의 例外的인 特例 規定이라는 것을, 또한 그만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처사이다.
Ⅳ. 結 論
判例는 제19조의 예외규정인 본조의 同時犯에서 同時 뿐만 아니라 異時의 行爲까지 그 적용과정에서 포섭하고 있다.8) 물론 여러 가지 구체적인 사정하에서 그 異時의 행위는 동시범으로 평가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판례는 여러 부분에서 심리부진을 드러내고 있다. 傷害의 結果가 發生한 경우에 同時犯의 特例가 인정되어 共同正犯의 例에 의하는 이상 傷害致死罪의 共同正犯이 될 수 있느냐는 結果的 加重犯의 共同正犯의 문제가 된다. 따라서 死亡의 結果에 대하여 因果關係가 있고 제15조 제2항에 의하여 豫見可能性이 있는 때에만 상해치사죄의 공동정범이 된다고 하겠으나 판례는 납득할 만한 별도의 예견가능성에 대한 심리에는 미진한 듯 하다. 따라서 본조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同時犯에만 制限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본조의 명시된 법문언과는 달리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도 특례를 인정하는 판례의 태도는 類推解釋禁止의 原則에 반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본조는 憲法上 保障된 被告人의 無罪推定의 原則에 반하는 것이며 共同正犯의 擬制를 인정하는 것은 刑法의 責任原則에도 반하는 것이다. 또한 傷害罪에만 特別히 例外規定을 두어야 할 合理的인 根據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1) 李在祥, 『刑法各論』(博英社, 2000) p.56
2) 大法院 1981. 3. 10. 80 도 3321
3) 大法院 1985. 5. 14. 84 도 2118
4) 李在祥, 전게서 p.56
5) 본조의 法的 性質에 관해서는 1. 被告人에게 자기의 행위로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음을 증명할 거증책임을 지운 것이라는 擧證責任轉換說, 2. 立證의 곤란을 구제하기 위하여 共同正犯에 관한 법률상의 책임을 규정한 것이라는 法律上推定說, 3. 訴訟法上으로는 거증책임의 전환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며 實體法上으로는 공동정범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의제를 한 것이라는 二元說 등이 대립하고 있다.
6) 裵鍾大, 「傷害罪와 同時犯特例」(『考試硏究』, 1994) p.159
7) 하태훈, 「獨立行爲의 競合의 特例」(『法律新聞』, 第1704號)
8) 2시간여 후의 加害行爲도 同時犯으로 본 事例가 있다.(대판. 2000. 7. 28. 도 2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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