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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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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유기치사와 부작위에 의한 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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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치사와 부작위에 의한 살인>
류화진
[대상판례] 대법원 80.09.24 선고 79도1387 판결
[사건개요]
피고인은 자신의 딸(당시 11세)이 전격성간염으로 인한 장내출혈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그런데 피고인은 의사가 최선의 치료방법이라고 판단한 수혈을 자신이 믿는 여호와의 증인의 교리에 어긋난다는 것을 이유로 완강하게 거부하고 이를 방해하여 딸을 장내출혈에 따른 실혈로 인해 사망하게 되었다.
[판결요지]
피고인이 믿는 여호와의 증인에 대한 종교적 신념 때문에 의사가 당시 권유한 국내 최선의 치료방법인 수혈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방해하였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요부조자를 위험한 장소에 두고 떠난 것이거나 다름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유기치사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원심판결은 옳고, 치료방법을 선택할 자유권의 행사인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오해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위반 등의 위법사유가 없으므로 상고를 기각한다. [ 판결전문 ] 피고인, 상고인 박월선 외1인
변 호 인 변호사 최윤오, 김용채
원 판 결 대구고등법원 1979.5.10 선고, 77노933 판결
주 문 이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 박월선의 상고 이유를 판단한다.
(1) 먼저 변호사 최윤모의 상고 이유중 제4점을 제외한 나머지 상고 이유와 변호사 김용채의 상고 이유를 종합 하여 살펴본다.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박월선이 전격성간염에 걸려 장내출혈의 증세까지 생긴 만 11세 남짓한 그딸 김경숙을 원판시와 같이 병원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치료를 받게함에 있어 의사들이 당시의 의료기술상 최선의 치료방법이라고 하면서 권유하는 수혈을 자신이 믿는 종교인 여호와의 증인의 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시종일관 완강히 거부하는 원판시와 같은 언동을 하여 위 김경숙으로 하여금 의학상의 적정한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하여 동인을 유기하고 그로 인해 동인으로 하여금 장내출혈 때문에 실혈사하게 한 것이라는 취지의 범죄사실을 인정하여 유기치사죄로 처단하고 있는 바, 동 피고인이 질병으로 인하여 이와 같이 보호를 요하는 딸을 병원에 입원시켜 놓고 의사가 그 당시 국내의 의료기술상 최선의 치료방법이라는 수혈을 하려하여도 이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방해하였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요부조자를 위험한 장소에 두고 떠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할 것이어서 그 행위의 성질로 보면 논지가 지적하는 치거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고 비록 그 환자의 증세로 보아 회복 의 가망성이 희박한 상태(그렇다고 하여 처음부터 회복의 전망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에 족한 증거자료도 없다)이어서 의사가 권하는 최선의 치료방법인 수혈이라도 하지 않으면 그 환자가 사망할 것이라는 위험이 예견가능한 경우에 아무리 생모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나 후유증 발생의 염려만을 이유로 환자에 대하여 의사가 하고자하는 위의 수혈을 거부하여 결과적으로 그 환자로 하여금 의학상 필요한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며 그때에 사리를 변식할 지능이 없다고 보아야 마땅할 11세 남짓의 환자 본인이 가사 그 생모와 마찬가지로 위의 수혈을 거부한 일이 있다고 하여도 이것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수혈거부 행위가 위법한 것이라고 판단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칠만한 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판시 소위가 유기치사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에 논지가 지적한 바와 같은 심리미진, 판단유탈 및 유기치사죄에 대한 법리오해,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권의 행사인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오해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위반 등의 위법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모두 이유없음에 돌아간다고 할 것이다.
(2) 다음 변호사 최윤모의 상고이유 4점에 대해서 판단한다.
형법 제275조는 동법 제271조 내지 제273조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때에는 상해죄와 비교하여 중한 형으로 처단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 건과 같이 형법 제271조 1항의 단순유기죄를 범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위의 단순 유기죄의 법정형보다 중한 동법 제259조 1항의 상해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피고인을 처단할 것인바, 원심판결의 법령적용을 보면 원심은 피고인의 판시 소위는 형법 제275조 제271조 1항에 해당하고 정상에 참작할 점이 있어 작량감경한 형기 범위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1년6월에 처한다고만 되어 있어 피고인 에 대한 법령적용중 위 상해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단한다는 것을 명백하게 표시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기는 하나 원심의 판결취지는 그 전후 문맥 특히 작량감경한 점으로 보아 상해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단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원심의 위 법조 표시누락을 가리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니(원판결은 그 법령적용 부분에서 피고인에 대한 법정형 중에는 벌금형이 없고 징역형 뿐인데 소정형 중 벌금형을 선택한다고 설시하고 있으나 이 부분도 판결이유의 전후 관계로 보아 상 피고인 이경자에 대한 형의 선택의 오기임이 명백하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할 것이다.
2. 피고인 이경자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변호사 최윤모, 동 김용채의 상고이유를 종합하여 살펴본다) 의료법 제66조 2호의 '......진료를 방해할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점거한 자'란 동법 제3조의 규정내용과 처벌규정을 둔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통상 진료실이나 병실을 사실상 지배하여 의료인의 진료를 방해할 수있는 정도의 물리적 지배를 하는 자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나 반드시 논지가 지적한 것처럼 의료기관을 완전히 점거한 자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진료를 방해할 목적으로 진료실이나 병실에서 유형, 무형의 실력행사와 그 외의 방법으로 진료행위를 할려고 하는
의료인의 의료행위를 방해했다면 그와 같은 경우도 위 조항의 '......의료기관을 점거한 자'에 해당된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원심이 그 거시의 증거를 종합하여 병실에서 환자에게 수혈을 할려고 하는 의사 김이태의 앞을 가로막고 고함을 지르면서 소란을 피우고 항의하여 결국 위 의사가 수혈을 못하게 한 피고인의 소위를 의료법제 66조 2호에 해당된다고 하여 유죄로 처단하였음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흠이 있거나 의료법의 위 법조항을 잘못 해석한 위법이 없으며 그 외 논지가 지적한 바와 같은 위법사유도 없다.
또한 피고인에 대한 법령적용에 있어서 형의 선택을 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으나 이는 앞서 설시한 것처럼 상피고인 박월선과 피고인의형의 선택을 착각한 명백한 오기라고 보여지고 이러한 잘못이 원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고 인정하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건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 판 장 대 법 관 라길조
대 법 관 한환진
대 법 관 정태원
[검토]
Ⅰ. 문제의 제기
본 사례에서는 세 가지의 쟁점이 문제될 수 있다. 첫째, 구성요건해당성에서 피고인의 양심에 따른 수혈거부행위가 유기에 해당하는가, 아니면 (작위 또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에 해당하는가이고, 둘째, 위법성단계에서 피고인의 행위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사유가 존재하는가, 셋째, 책임단계에서 피고인의 양심에 따른 행위의 책임을 감면할 수 있는가의 여부이다. 최우찬, 유기치사죄와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및 양심범과의 관계, 형사판례연구[1], 박영사, 1994, 96면.
본 발표문에서는 양심범의 문제는 논외로 하고, 첫째의 쟁점에 관해서만 검토하고자 한다.
유기죄는 일정한 사유로 인하여 부조를 요하는 자를 보호할 법률상·계약상 의무 있는 자가 유기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본 죄는 보호의무자의 보호의무위반죄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재상, 형법각론(제4판), 박영사, 2000, §6 Rn. 6.
그 자체로 부작위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범죄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례에 있어서는 유기죄인지 혹은 상해나 살인죄의 부진정부작위범인지의 여부에 대해 견해가 나누어지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어느 행위가 유기치사로 인정될 경우 그 형량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제275조), 부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인정된다면 사형, 무기,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그 형량이 훨씬 높기 때문에(제250조), 피고인에게는 그 구별의 실익이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작위범의 개념도 명백히 확립되어 있지 않은 현재의 상황에서, 유기치사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의 그 애매한 구별은 법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좌우되는 수 밖에 없다. 본 대상판례에서 문제되고 있는 유기치사죄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나며, 대법원과 학자들이 이를 혼동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Ⅱ. 유기치사죄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의 구별
1. 유기치사죄의 구성요건
유기죄는 노유·질병 기타 사유로 인하여 부조를 요하는 자를 보호할 의무 있는 자가 유기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제271조1항). 통설은 본 죄를 추상적 위험범으로 본다. 중유기죄는 구체적 위험범이다. 유기치사죄는 결과적 가중범으로서 불법이 가중된 가중적 구성요건이다(제275조). 본죄에서는 딸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으므로 유기치사죄의 성립여부를 결과적 가중범의 구성요건 검토 순서로 살펴본다.
⑴ 고의에 의한 기본범죄행위
① 주체
본죄의 주체는 부조를 요하는 자를 보호할 법률상·계약상 의무 있는 자, 즉 보호의무자이다. 법률·계약 이외에 사무관리·관습·조리 혹은 공서양속이나 사회통념, 선행행위를 근거로 보호의무가 인정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긍정설(김종원, 유기천, 이형국)과 부정설(강구진, 김일수, 박상기, 배종대, 이재상,)로 견해가 나뉘나, 법률과 계약을 형법전에서 명시하고 있는 이상 그 이외의 근거로 인한 보호의무는 죄형법정주의 원칙 하에서 부정됨이 타당하다. 박상기, 형법각론, 박영사, 1999, 89면.
입법론적으로는 이를 긍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으나, 박상기, 앞의 책, 90면.
이는 처벌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할 우려가 있으므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인이 사망한 11세 소녀의 어머니로서 민법 제913조에 의한 법률상의 보호의무자임이 명백하다.
② 객체
본 죄의 객체는 노유·질병 기타의 사정으로 인하여 부조를 요하는 자이다. 노유란 연령에 의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정에 따라 정하여진다. 질병은 육체적·정신적 질환을 모두 포함한다. 기타 사정으로 부조를 요하는 자로는 불구자, 최면술에 걸린자, 분만중의 부녀, 명정자 등을 들 수 있다. 이재상, 앞의 책, §6 Rn. 12.
따라서 본 판례의 피해자는 전격성간염이라는 질병에 걸린 자로서 본 죄의 객체가 될 수 있다.
③ 행위
본 죄의 행위는 유기이다. 유기란 요부조자를 보호 없는 상태에 둠으로써 그 생명·신체에 위험을 가져오는 행위를 말한다. 이 유기에 적극적 유기인 移値(요부조자를 위험한 장소에 이전하는 것)와 소극적 유기인 値去(요부조자를 위험한 장소에 남겨놓고 떠나는 행위)가 포함된다는 점에는 이설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양자를 해석하는 방법이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다. 즉 형법의 유기죄 규정의 대상이 되는 유기행위를 이해하는 데에는 세 가지 요소가 혼동되고 있는데, 그것은 ⒜ 장소적 이탈 여기서 ‘이탈’이라 함은 보호의무자와 요부조자 간의 장소적 격리를 말한다.
이 있는 이치, ⒝ 장소적 이탈이 있는 치거 이에 관해서는 학자들의 이해가 일치하지 않는 것 같다. 즉 장소적 이탈의 의미를 ‘보호의무자와 요부조자의 장소적 격리’를 말하는 것인지, ‘요부조자를 장소적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독일용어 verlassen은 ‘떠나다’라는 동사로 요부조자를 어딘가 그대로 둔 채, 보호의무자가 그 장소를 이탈하는 것을 의미한다.
, ⒞ 장소적 이탈이 없는 보호조치의 부작위이다.
즉 유기행위에 관하여,
① 이를 적극적 유기⒜와 소극적 유기⒝만으로 양분하여 이해하고, ⒜⒝ 모두 부작위로 가능하다는 견해(즉 ⒞는 유기행위가 아니라고 봄), 박상기, 앞의 책, 91면: 박상기 교수는 보호의무자가 제3자에 의한 요부조자의 유기를 방치하거나, 영아를 집에 혼자 둔 채 하루가 지나서야 귀가하는 행위를 부작위에 의한 유기(부진정부작위범)이라고 하고, “적극적 유기행위는 요부조자의 생명·신체에 위험이 초래될 수 있는 곳으로의 장소적 이전을 필요로 한다. 반면 보호의무자가 요부조자와 장소적으로 함께 있으면서도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는 경우에는 장소적 이탈이 없지만 이 경우에도 유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한다. 즉 여기서도 후술하는 이재상 교수처럼 요부조자의 장소적 이전과 보호의무자의 장소적 이탈을 혼동하고 있다.
② 협의의 유기⒜, 광의의 유기(⒜+⒝), 최광의의 유기(⒜+⒝+⒞)로 삼분하여, 형법상 유기죄의 대상이 되는 유기는 최광의의 유기로 이해하는 견해, 이 가운데 유기를 최광의로 이해하는 것이 통설과 판례라고 한다(배종대, 형법각론(제3판), 홍문사, 1999, 168면): 배종대 교수는 “적극적·소극적 유기행위가 아니면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생명·신체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는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 예는 들고 있지 않다.
③ 협의의 유기⒜, 광의의 유기(⒝+⒞)로 이해하면서, 이 양자 모두 작위·부작위로 가능하다는 견해, 최우찬, 앞의 글, 97면; 이재상, 앞의 책, §6 Rn.13: 이재상 교수는 “유기에는 요부조자를 보호받는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보호 없는 상태로 옮기는 협의의 유기와 요부조자를 종래의 상태에 두고 떠나거나 생존에 필요한 보호를 하지 않는 광의의 유기가 포함된다. 협의의 유기는 요부조자를 장소적으로 이전할 것을 요하지만, 광의의 유기는 이를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광의의 유기란 요부조자를 장소적으로 이전하지 않고 생명·신체에 위험을 초래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며, 유기자와 요부조자 사이의 장소적 격리를 요건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즉 광의의 유기는 부작위에 의하여 범하여질 수 있으며 그것이 부작위에 의한 유기죄와 구별되는 것은 아니라”라고 한다. 그러면서 또한 “요부조자를 보호하고 있던 자가 그를 그대로 두고 그곳을 떠난 때에는 광의의 유기에 해당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작위에 의한 유기이다”라고 하고 있다.
여기서 이재상 교수는 약간의 혼동을 하고 있다. 즉 장소적 이탈의 의미를 ‘보호의무자와 요부조자의 장소적 격리’를 말하는 것인지, ‘요부조자를 장소적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독일용어 verlassen은 ‘떠나다’라는 동사로 요부조자를 어딘가 그대로 둔 채, 보호의무자가 그 장소를 이탈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요부조자는 장소의 변동이 없고, 보호의무자만 장소의 변동이 있는 경우이다.
④ 작위에 의한 유기를 협의의 유기⒜, 광의의 유기⒝로 이해하고, 장소적 격리가 없는 ⒞는 부작위에 의한 유기로 보는 견해 강구진, 김종원(이재상, 앞의 책, §6 Rn.13에서 재인용); 남흥우, 유기죄와 형법 제18조, 사법행정, 한국사법행정학회, 1964, 50면.
남흥우 교수는 “현행 형법은 구법(구형법 제217조)과 달리 보호책임 없는 자의 유기죄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유기죄에 관한 한 개인주의적인 색채를 농후히 하였다고 볼 수 있는 한편, 보호의무 해태의 면을 중시하고 있다. 그리고 본죄의 유기행위는 통설이 말하듯이 광의와 협의의 두 가지 뜻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즉 협의의 유기행위는 이치-요부조자를 위험한 장소에 이전-하는 것을 뜻하며, 그 밖에도 치거-요부조자를 위험한 장소에 남겨놓고 떠나는 행위-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치거와 같은 부작위적 형태의 행위가 유기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행위자에게 보호의무가 있기 때문인 것이다. 또 구법에서는 보호책임이 있는 자가 ‘유기’ 이외에 ‘생존에 필요한 보호를 하지 않는 것’도 본죄를 구성하도록 되어 있었다(구형법 제218조). 그리하여 종래에는 이것을 형법상 진정부작위범을 규정한 하나의 예로서 취급해 왔다. 그러나 현행 형법은 유기죄의 행위로서는 ‘유기’만을 규정하였고, 따라서 작위범의 하나로서 규정되어 있다”고 한다(남흥우, 유기죄와 형법 제18조, 사법행정, 한국사법행정학회, 1964, 50면). 생각하건대 구형법에서 ‘생존에 필요한 보호를 하지 않는 것’를 규정하고 있다가 후에 이것을 삭제한 것은, 이러한 부작위는 형법 제18조로 모두 규율되므로 중복해서 규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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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광의의 유기⒝를 부작위에 의한 유기라고 해석하는 견해 유기천: 그러니까 ⒞는 유기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 같다.
등이 있다.
이 점에서만 봐도 학자들이 유기와 부작위의 개념 정립이 명확히 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몇가지 교과서의 예를 보자.
· 만취자를 추운 겨울날 밤에 교통이 번잡한 길거리에 데려다가 놓은 경우(작위에 의한 이치)
·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산 속에 데려다 놓고 돌아오는 경우(작위에 의한 이치)
· 보호의무자가 요부조자가 스스로 위험한 곳으로 가는 것을 방치한 경우(부작위에 의한 이치)
· 간호사가 환자를 그대로 두고 피고인의 병실을 떠난 경우(작위에 의한 치거)
· 간호사가 그대로 피고인의 병실에 남아 있으면서 보호를 하지 않는 경우(부작위에 의한 치거)(독일의 소수설: 이 경우 환자 사망 시 부작위에 의한 살인)
· 간호사가 자신의 근무시간을 어기고 환자가 있는 피고인의 병실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부작위에 의한 치거)
· 술집주인인 피고인은 술에 취하여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손님을 문 앞 계단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부축하고 술집 앞으로 나온 다음 택시를 불러 귀가할 것을 권하였지만, 손님이 계속 거절하자 혼자 두고 술집 안으로 들어왔는데, 잠시 후 손님이 자동차 도로 방향으로 쓰러져 있다가 지나가던 자동차에 치어 5주 후에 사망한 경우(독일연방대법원: 유기치사죄)
· 어머니가 생후 10개월 된 아이를 포함하여 10살 된 아이까지 세 명의 아이들을 집에 남겨둔 채 성탄절 파티에 간 후 4일 후에 귀가하였는데, 난방도 되지 않아 섭씨 0도의 추운 집안에서 10개월 된 아이는 이미 사망하였고, 나머지 두 아이도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동사 직전에 있었던 사건(독일연방대법원: 유기죄 및 유기치사죄)
· 피고인(남성)이 자살을 하기 위해 6살 반 된 자신의 딸과 함께 자동차로 외딴 야산에 가서 수면제와 술을 마시고 혼미상태에 빠져 자신의 딸을 돌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 다음 날 아침 의식을 회복한 피고인은 자신의 딸을 찾았으나 실패하고, 자신만 경찰에 의해 발견되었던 사건(독일 지방법원: 유기죄, 독일연방대법원: 유기죄성립 부인 ∵유기죄는 장소적 이탈을 요함)
· 위험을 모르는 어린 아이나 정신병자를 위험한 장소로 가게 하는 것(신동운: 유기)
· 수혈거부(판례: 유기)
그러나 용어의 개념상 적극적 유기는 요부조자를 위험한 장소나 상황에 데려다 놓는 것(물론 그 후에는 보호의무자가 떠나게 될 것이다), 소극적 유기는 요부조자가 이미 위험한 상황에 있는데 그대로 두고 떠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하고, 적극적 유기는 말 그대로 ‘적극적’이어야 하므로 부작위로는 불가능할 것이나, 소극적 유기는 부작위로 가능하며, 그 예는 간호사가 근무시간을 어기고 병실을 둘러보지 않아서 도움이 필요했던 환자가 도움을 받지 못한 경우를 들 수 있다. 어느 경우이든 보호의무자와 요부조자의 장소적 이탈과 격리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 ‘유기’라는 개념의 핵심이 될 것이다.
반면 보호의무자와 요부조자가 같은 장소에 있으면서도 보호의무자가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두 사람 간에 장소적 격리·이탈이 없으므로 ‘유기’라고 할 수 없다. 이 경우까지 ‘유기’라고 해 버리면, 부작위범과 유기죄의 경계선은 그야말로 블랙홀이 될 것이다. 이 경우에는 발생한 결과에 따라 부작위범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그렇게 해야 보호의무의 발생근거가 다름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처벌범위가 달라지는 것을 무난히 설명할 수 있다. 즉 유기죄는 위험범이므로, 아직 결과발생 없이 요부조자를 위험한 상태에 두기만 하거나 그 상태에 두고 떠나기만 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 처벌범위가 엄격히 제한되어야 하며, 이러한 요청에 따라 보호의무의 발생근거는 명백히 법령과 계약으로 규정되어 있다. 한편 부작위범의 경우에는 그 보호의무의 발생근거가 형식설에 의하든 실질설에 의하든 그 범위가 유기죄의 보호의무의 발생근거 보다는 넓어진다. 그만큼 처벌의 범위도 넓어진다는 말이다. 그것은 결국 그 행위를 처벌할 필요성이 더 커진다는 말도 된다. 왜냐하면 그 행위로 인해 피해자에게 실제의 피해가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유기조는 추상적 위험범, 중유기죄는 구체적 위험범으로 보고 있는데, 전자는 거동범, 후자는 결과범
따라서 유기죄의 유기행위는 보호의무자와 요부조자 간의 장소적 이탈을 요건으로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부작위에 의한 소극적 유기의 경우에, 그 부작위범의 보증인지위의 발생근거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작위범일 경우는 보호의무의 발생근거가 법령과 계약이던 것이, 부작위범의 경우에는 형식설과 실질설에 따라 확대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아무 행위도 하지 않은 부작위가 적극적인 행위를 한 작위보다 불법이 작다고 이해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 있어서, 따라서 형법 제18조의 규정에서 임의적 감경 규정을 두어야 한다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독일형법 제13조에는 이미 이와 같이 규정되어 있다.
오히려 부작위의 처벌범위가 넓다는 것은 처벌의 균형이 맞지 않다. 따라서 유기죄에 있어서만은 부작위범의 보증인지위의 발생근거를 법령과 계약으로 제한하여, 작위범과의 균형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자신의 아들과 이웃집 아들을 데리고 계곡에 놀러간 어머니가 비가 와서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위험을 느껴 귀가하고자 할 때, 그 이웃집 아들의 부모와 사이가 안 좋았던 터라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그 이웃집 아들은 계곡에 남겨두고, 자신의 아들만 데리고 귀가한 경우에, 이 어머니는 선행행위 혹은 사무관리에 기한 부작위범의 보증인적 지위는 인정되나, 법령·계약상의 보호의무는 없다. 이 경우 이 어머니의 행위를 작위로 본다면 보호의무가 없으므로 유기죄에 해당할 수 없고, 부작위로 본다면 유기죄에 해당되게 된다. 그러나 이는 모순이다. 작위가 유기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하물며 부작위는 당연히 유기죄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물론해석).
본 판례에서는 피고인인 어머니가 딸을 병원까지 데리고 갔으나, 딸에게 필요한 수혈을 거부하고 이를 방해한 행위가 있다. 피고인이 딸을 혼자 위험한 곳에 데려다 놓거나 위험한 상태에 두고 떠난 것이 아니라, 장소적으로는 함께 있다. 심지어는 병원까지 데리고 갔었다. 따라서 본 사례에서는 유기행위라고 볼 만한 것은 없다. 다만 함께 있으면서 딸에게 필요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으므로,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문제될 뿐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 수 없으나, 실제 의사의 수혈을 방해한 행위가 있었다면 이는 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볼 수도 있으나, 이는 판례에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는 알 수 없다.
따라서 본 사례에서 피고인의 유기치사죄 성립여부는 유기행위가 없으므로 구성요건해당성이 없다. 이미 여기서 본 죄의 성립여부의 검토의 필요성은 끝나지만, 연구를 위해 본 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④ 고의
유기죄의 경우 행위자는 요부조자를 생명 및 신체의 위험에 빠지게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는 물론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다.
사례의 경우에는 피고인은 자신의 유기행위로 인해 피해자에게 적어도 생명의 위험을 초래시킬 수 있다는 구체적 위험을 인식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고의는 일단 유기죄의 고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 경우를 고의에 의한 중유기행위로 보지 않고, 살인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점이 문제된다. 최우찬, 앞의 글, 98면.
이는 해당행위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아래와 같이 다른 결과에 다다르게 된다. 작위 혹은 부작위에 의한 유기행위+사망의 결과+유기의 고의+사망의 예견가능성=유기치사죄
작위 혹은 부작위에 의한 유기행위+사망의 결과+살인의 고의=살인죄(유기죄는 법조경합으로 흡수)
보호부작위+사망+살인의 고의=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계속해서 유기치사죄의 구성요건을 검토해보자.
⑵ 중한 결과의 발생
결과적 가중범은 고의의 경한 범죄로 중한 결과가 발생하여야 하고, 본 사례에서는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요건을 충족한다.
⑶ 기본범죄행위와 중한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와 객관적 귀속
결과적 가중범에서는 기본범죄행위와 중한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와 객관적 귀속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본 사례에서는 피해자의 사망의 결과가 피고인의 행위(유기이든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든)가 없었더라면 피해자도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고,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 사망의 직접적 결과라는 점이 인정되므로 이 요건을 충족한다.
⑷ 중한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과실)
결과적 가중범은 중한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문제되는 점은 과연 피고인이 자신의 딸에 대한 수혈거부로 인한 사망을 예견하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사례에서 만약 피고인이 종교적 신념에서 자신의 딸이 수혈을 받지 않더라도 여호와가 딸을 구조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을 했다면, 이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예견가능성 조차 인정될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결과적 가중범인 유기치사죄를 인정할 여지도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딸을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받게 하려 한 점을 볼 적에 이러한 확신이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는 피고인이 여호와가 자신의 딸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기 때문에 수혈을 받지 않고도 살아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볼 수는 없고, 만약 수혈을 받지 않으면 딸이 사망할 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이를 승낙할 수 없다고 믿은 경우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딸의 사망에 대한 (인식 있는) 과실이 있는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고,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딸이 사망한다고 해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경우로써 (미필적) 고의에 의한 방치(부작위)로 인한 살인죄가 논의되어야 한다고 본다. 최우찬, 앞의 글, 99면.
2. 부작위에 의한 살인의 구성요건
⑴ 구성요건적 상황
부작위범은 먼저 구성요건적 상황이 존재할 것을 요한다. 구성요건적 상황이란 구체적인 작위의무의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사실관계를 말한다.
⑵ 보증인지위
피고인에게 보증인적 지위가 있는가의 여부가 문제된다. 보증인적 지위의 발생근거에 관해서는 형식설(법령·계약·선행행위)과 실질설(보호의무·감독의무)의 대립이 있고, 대부분의 학자들이 양설을 절충하고 있는 것 같다.
우선 피고인과 그 딸은 모녀관계에 있으므로 법령상(민법 제913조) 피고인은 자신의 딸에 대한 보증인적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⑶ 부작위의 존재
행위자가 명령규범에 의하여 요구되는 행위를 하지 않은 때에만 부작위범이 성립한다. 따라서 행위자가 작위의무를 다하였지만 효과가 없었을 때에는 적어도 고의에 의한 부작위범은 성립할 여지가 없다.
본 사례에서 피고인이 수혈을 거부하고 이를 방해한 행위가 부작위인지가 문제된다.
⑷ 행위의 가능성
구체적인 행위자가 명령된 행위를 객관적으로 할 수 있었어야 한다.
본 사례에서 피고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수혈로서, 피고인이 동의만 하면 병원에서 수혈은 순조롭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수혈을 하여 피해자의 생명을 구할 행위의 가능성은 긍정된다.
⑸ 행위정형의 동가치성(동가성, 상응성)
부진정부작위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부작위가 작위에 의한 구성요건의 실현과 같이 평가될 것을 요한다. 다수설에 의하면 행위정형의 동가치성은 살인죄, 상해죄와 같은 결과야기범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않으며, 사기나 공갈죄와 같은 행태의존적 범죄에서 그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사람을 살해한 행위와 사람이 죽어가는 인과과정에서 이를 부작위로 방관한 행위의 불법이 결코 같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그러한 부작위가 작위에 의한 살해와 상응할 때, 그 살인의 결과로 행위자를 처벌할 수 있게 된다고 해야 한다. 우리 형법 제18조는 독일 형법 제13조와는 달리 상응성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이 행위정형의 동가치성이 구성요건요소가 된다는 것은 다수 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바이므로, 입법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본 사례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유일하게 이용될 수 있는 치료방법인 수혈을 거부하고 이를 방해함으로써 피고인을 결국은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이는 작위에 의한 살해행위에 상응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요건을 충족한다고 본다.
⑹ 부작위의 실행의 착수시기
이러한 피고인의 부작위가 살인의 실행의 착수라고 할 수 있는가가 문제된다. 부작위의 실행의 착수시기를 언제로 볼 것인가에 관해 견해가 대립되나, 다수설은 보증인이 자신이 보호해야 할 법익이 구체적으로 급박한 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방지하지 않아서 결과가 발생하려는 순간에 보증인의 의무에 대한 위반이 있다고 본다. 최우찬, 앞의 글, 101면.
이 사례에서도 중대한 수술로 인한 수혈의 긴급성이 인정되고 그 순간에 수혈을 거부했으므로 생명에 대한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있고 따라서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Ⅲ. 결론
피고인의 행위가 유기치사인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인가가 문제될 경우 그 구별의 핵심은 행위태양과 고의에 있다. 장소적 격리가 없으면 유기죄는 검토할 여지도 없고, 작위 혹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의 성립여부를 검토하면 될 것이다.
따라서 본 사례에서 어머니는 딸의 곁을 떠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기’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유기치사가 아니라 부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결론이 났어야 한다고 본다.
만약 장소적 이탈이 있고,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이를 고의에 따라서 구별해야 할 것이다.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만 있었다면 유기치사죄가 성립하고, 사망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면 유기죄는 법조경합 이를 보충관계로 보는 학자(이재상, 배종대)도 있고, 불가벌적 수반행위로 보는 학자(최우찬)도 있다.
으로 살인죄만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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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03.09.24 - 23: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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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kh0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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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죄에서 유기행위는 반드시 장소적 격리를 수반하는 것인지 부작위에 의한 유기행위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결국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문제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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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9.20 - 15: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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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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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때 그런 의견도 있었습니다만, 그럼 순전히 입증하기도 어려운 피고인의 고의에 따라 유기죄냐 살인죄냐가 좌우되게 되고, 결국 말 잘하는 놈이 유리하게 되는거 아닐까요? 저는 고의만으로 구별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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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9.24 - 0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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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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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위에 의한 유기행위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특정 시간에 병실을 돌아야 할 간호사가 그 시간에 병실을 돌지 않고 있어서, 조취를 요하는 환자가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면, 그것은 부작위에 의한 유기가 되겠지요. 여기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부작위에 의한 유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형법상 유기죄의 구성요건자체가 진정부작위범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부작위에 의한 유기죄를 형법이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부작위에 의해 유기죄를 범한다면 유기죄의 부진정부작위범이 된다는 것이지요. 유기죄도 상당히 공부할 게 많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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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9.24 - 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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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kh0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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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고의만으로 유기차사인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의를 판단함에 있어서 인간의 내심적 의사를 밝히기는 어렵기 때문에 당시의 상황이나 그 사람이 취한 행위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결국 고의를 판단함에 있어서 행위태양 역시 중요한 판간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에는 찬성합니다.
다만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결론은 타당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비약적 논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위 입장에 따른다면 어머니가 유기의 의사로 딸의 곁을 떠났다면 유기치사죄가 되고, 딸의 곁에 있었다면 유기가 되지 않으므로 유기치사죄가 되지 않고 따라서 무죄가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러한 결론은 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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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9.25 - 20: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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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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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를 판단함에 있어 행위태양이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구성요건요소 중 하나인 행위태양은 고의의 내용이 되는 것이지요. 즉 고의란 구성요건요소에 대한 인식과 인용이니까요. 따라서 유기행위인지 살인행위인지 그 행위의 성질은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에서 이미 다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피고인의 행위를 유기치사라고 볼려면 살인의 결과에 대해서는 단지 과실(예견가능성)만 있어야 하는데, 의사로부터 모든 정황을 다 전해들은 피고인으로서는 그 사망의 결과에 대한 인용 내지 감수도 한 것으로 보이므로 유기치사죄가 성립한다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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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0.26 - 13: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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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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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자식에게 젖을 먹이지 않은 어머니의 교과서 사례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의 예이지, 부작위에 의한 유기치사죄의 예가 아닌 것과 같다고 봅니다. 여기서는 단지 '젖'이 아니고 '피'였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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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0.26 - 13: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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