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호, “불능미수범의 위험성 판단”, 비교형사법연구(창간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1999, 67~92면.
본 글의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문제제기
형법 제27조는 불능범이라는 표제하에 조문형식상 “위험성”의 표지를 가진 가벌적 불능미수범을 규정하고 있고, 해석론에서도 “위험성”의 개념과 판단근거나 기준을 둘러싼 다양한 학설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러면 과연 “위험성”이 제27조 불능미수범의 가벌성을 근거지우는 핵심적 표지인가?
2. 제27조의 명칭과 형법상 미수범의 체계에 관한 논의의 오류
제27조의 표제인 ‘불능범’에 대해 학설은 불능범과 불능미수를 동의어로 보는 견해, 양자를 구별하여 제27조는 후자를 규정하는 것이라는 견해, 제27조의 전단은 양자 모두를 후단은 가벌적 불능미수의 성립요건을 의미한다고 보는 견해로 나뉜다.
한편 미수범의 체계도 불능미수범을 제25조 장애미수범의 일종으로 보아 중지미수범과 (광의의) 장애미수범으로 나누는 견해, 불능미수범의 독자성을 인정하여 장애미수범, 중지미수범, 불능미수범으로 나누는 견해로 나뉜다.
우리 형법의 미수범 규정은 제25조에서 미수범이라는 표제하에 미수범의 일반적인 형태를 통칭하여 먼저 규정하고, 그 중 특별한 형태의 미수범을 제26조와 제27조에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제26조와 제27조는 제25조의 미수범 성격을 당연히 내재하고 있고 “중지”와 “불능”은 그 미수범의 성격과 형태를 한정하는 의미를 가진다. 그러므로 용어에 대해서는 “중지미수범”이나 “불능미수범”이라는 표현히 적절하겠지만, 제25조의 미수범 유형 중 특수한 형태라는 점에서 “중지범”과 “불능범”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형법은 제25조 제1항의 일반적 미수범 형태 중에서도 객관적 불법구성요건표지인 결과불발생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자의성”, “착오로 인한 결과발생의 불가능성”)에 따라 제26조와 제27조의 미수범을 규정해 두고 있는 것이므로 중지미수범(제26조), 불능미수범(제27조), (비자의적) 장애미수범(제25조)는 각각 독자적인 미수범형태로 규정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미수범 판단순서는 「제25조 1항의 미수범 성립요건 검토→중지미수범 성립요건 검토→불능미수범 성립요건 검토→제25조 제1항의 미수범」이 된다.
3. 불능미수범의 해석에 있어서 “위험성” 표지에 관한 해석상의 오류
“위험성”이라는 표지가 불능미수범을 근거지우는 핵심적 표지인가? 형법이 규율하고 있는 모든 범죄유형은 형법상의 행위로 인한 현실적인 법익침해나 위태화라는 결과발생 또는 법익침해나 위태화의 실현가능성이라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즉 형벌의 대상인 범죄는 범죄개념의 본질적 표지로서 “위험성”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어떠한 미수범의 형태든 미수범도 “위험성”을 가진 범죄이며, 불능미수범의 판단에서만 “위험성”의 표지가 독자적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범죄에 따라 “위험”의 구체적 내용이나 그 정도가 다를 뿐이다. “위험” 내지 “위험성”이라는 표지는 불능미수범의 독자적인 표지가 아니며, 이 표지를 제거하고 규정하더라도 불능미수범의 해석에 있어서는 아무런 차이를 가져오지 않는다.
여러 문헌들이 소개하고 있는 “위험성”의 판단기준에 대한 학설들은 정말 “위험성”에 대한 학설인가? 이러한 학설들은 불능미수범의 위험성표지와 관련된 학설들이 아니라 미수범의 처벌근거와 관련하여 미수범을 근거지우는 “위험성”의 내용에 대한 독일해석학이 제시하고 있는 학설들이다.
4. 불능미수범에 대한 새로운 해석론(결론)
따라서 불능미수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불능미수행위가 형법상의 행위라고 평가될 수 있는 행위로서의 정형성을 갖추어야 하고, 주관적 구성요건표지로서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특정구성요건 실현의사가 있어야 하며, 객관적 구성요건표지로서 착오에 기한 행위와 결과발생의 불가능으로 인한 결과불발생, 착오에 기한 행위와 결과불발생간의 인과관계(와 객관적 귀속)가 존재해야 한다. 위법성과 책임도 필요함은 물론이다. 이 중 제27조의 핵심적 표지는 “행위자의 착오에 의한 결과발생의 불가능성”에 있다고 하겠다.
본 글의 내용을 정확하게(왜곡없이) 반영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위와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상당히 타당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외국이론의 무분별한 수용은 경계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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